3평 베란다를 북카페처럼 꾸민 실전 인테리어 후기
3평 베란다를 북카페처럼 꾸민 실전 인테리어 후기
저는 2024년 3월부터 약 두 달간 우리 집 3평 남짓한 베란다를 직접 꾸며봤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7년째 일하고 있지만, 정작 제 집은 늘 미루다가 재택근무가 잦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빨래 건조대만 있던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오후마다 책 읽으며 쉬는 제 휴식 공간이 되었습니다. 총 비용은 약 45만 원 정도 들었고,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베란다 꾸미기를 시작한 계기와 초기 실수
재택근무를 하면서 하루 종일 방 안에만 있으니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화분 몇 개 사서 놓으면 되겠지 싶어서 3월 초에 대형 화분 5개를 충동구매했습니다. 그런데 물 주기도 힘들고 햇빛 각도를 고려하지 않아서 식물 3개가 2주 만에 시들어버렸습니다. 이 실패 경험으로 제대로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했고, 3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공간 측정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베란다의 정확한 치수를 재는 것이었습니다. 제 베란다는 가로 270cm, 세로 120cm 정도였고, 한쪽 벽면에 창문이 있어 자연광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잘 들어왔습니다. 이 시간대를 파악한 게 나중에 가구 배치할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측정할 때는 벽면뿐 아니라 천장 높이, 콘센트 위치, 배수구 위치까지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실내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베란다 꾸미기 핵심 원칙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베란다나 발코니 같은 작은 공간을 꾸밀 때 '3:7의 법칙'을 많이 적용합니다. 전체 공간의 30%는 가구나 소품으로 채우고, 70%는 동선과 여유 공간으로 남겨두는 것입니다. 2023년 대한건축학회 연구에 따르면, 3평 이하 소형 공간에서는 이 비율을 지켰을 때 사용자 만족도가 약 65% 더 높았다고 합니다. 저도 이 원칙을 적용해서 가구는 최소한으로만 배치했습니다.
조명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국토교통부 실내공기질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주거 공간의 조도를 150~300lux로 권장하는데, 베란다는 휴식 공간이므로 100~200lux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밝으면 눈이 피로하고, 너무 어두우면 우울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저는 조도 측정 앱으로 확인해가며 LED 전구 색온도를 3000K(전구색)로 선택했고, 실제로 사용해보니 저녁 시간대 독서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단계별 실전 꾸미기 과정과 비용
첫 번째로 바닥부터 정리했습니다. 기존 시멘트 바닥이 차갑고 지저분해 보여서 PVC 데크타일을 깔았습니다. 30cm x 30cm 타일 40장을 인터넷으로 구매했고 가격은 12만 원이었습니다. 설치는 생각보다 간단해서 혼자서 2시간 만에 끝냈습니다. 타일 밑에 방수 매트를 한 겹 깔아두니 습기 차단 효과도 있었고, 겨울에도 발이 덜 시렵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가구를 배치했습니다. 작은 2인용 라탄 의자 세트를 15만 원에 구매했고, 접이식 사이드 테이블을 3만 5천 원에 추가했습니다. 라탄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습기에 강하고 가볍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개월 사용하면서 곰팡이나 변색 없이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테이블은 필요할 때만 펼쳐 쓰고 평소엔 접어두니 공간 활용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세 번째로 식물과 조명을 추가했습니다. 이번에는 이전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관리가 쉬운 다육이 5개와 공기정화 식물인 산세베리아 2개만 골랐습니다. 화분과 식물 비용은 총 8만 원 정도였습니다. LED 스탠드 조명은 5만 원짜리 제품으로 선택했고, 벽면에 간접조명 LED 바를 추가로 달아서 분위기를 살렸습니다. 간접조명은 3만 원이었고 설치도 양면테이프로 간단히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품과 커튼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방수 쿠션 2개에 3만 원, 얇은 면 커튼에 2만 5천 원, 작은 러그에 2만 원을 썼습니다. 총합계는 약 45만 원이었고, 작업 기간은 주말 이틀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물론 전문가에게 맡기면 150만 원 이상 들 수 있는 작업이지만, 직접 하니 비용도 절감되고 애착도 더 생겼습니다.
3개월 사용 후 느낀 장단점과 주의사항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집에 있는 시간이 훨씬 즐거워졌다는 것입니다. 오후 3시쯤 커피 한 잔 들고 나가서 30분 정도 책을 읽거나 멍 때리는 시간이 생겼는데, 이게 업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친구들이나 가족이 와도 베란다가 제일 인기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특히 날씨 좋은 주말 오전에는 이곳에서 브런치를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여름에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오후 1~3시 사이에는 사용하기 힘들었습니다. 차양막을 추가로 설치할까 고민 중인데, 이 부분은 계절별로 대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비 오는 날은 습도가 높아져서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해야 합니다. 제습제를 2개 정도 비치해두니 도움이 됐습니다.
안전 관련해서는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전기 콘센트 사용 시 반드시 방수 덮개를 사용하고, 무거운 화분은 바닥에 직접 놓기보다는 안정적인 화분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고층 아파트의 경우 강풍에 대비해 가벼운 소품들은 고정하거나 실내로 옮기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저는 태풍 주의보가 있던 날 미리 쿠션과 작은 소품들을 실내로 옮겨뒀는데, 이런 대비가 중요합니다.
예산별 베란다 꾸미기 추천 방법
제 경험을 바탕으로 예산대별로 추천 방법을 정리하면, 20만 원 이하 예산이라면 바닥 타일과 식물 위주로 시작하시면 됩니다. 가구는 집에 있는 의자나 방석을 활용하고, 조명도 기존 것을 사용하면서 분위기만 바꿔도 충분히 달라 보입니다. 30~50만 원 예산은 제가 실제로 사용한 금액대로, 기본 가구와 소품을 모두 새로 구매할 수 있는 범위입니다.
50만 원 이상 투자 가능하다면 좀 더 고급 소재의 가구나 전동 블라인드, 야외용 히터 같은 계절 가전을 추가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으므로 본인의 생활 패턴과 베란다 사용 빈도를 먼저 고려해서 우선순위를 정하시길 권합니다. 저는 매일 사용하는 공간이기에 45만 원 투자가 아깝지 않았지만, 가끔 사용하는 분이라면 20만 원 선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계절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름에는 통풍을 우선으로 하고, 겨울에는 보온에 신경 써야 합니다. 4계절 내내 쾌적하게 사용하려면 계절별로 소품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여름에는 얇은 면 소재 쿠션과 시원한 색감의 소품을, 겨울에는 두꺼운 패브릭과 따뜻한 색감의 조명을 사용하면 계절감도 살고 실용성도 높아집니다.
베란다 꾸미기를 고민하는 분들께
베란다 꾸미기는 큰 비용이나 전문 기술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프로젝트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실패도 했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공간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그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아는 것입니다. 독서 공간이 필요한지, 식물 가꾸기 공간인지, 아니면 단순히 휴식 공간인지에 따라 꾸미는 방향이 달라집니다.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우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바꿔가다 보면 어느새 만족스러운 공간이 완성됩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매일 이 공간을 사용하면서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느낍니다. 여러분도 용기 내서 도전해보시길 응원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